업으로 삼게 되면서 우유가 좋아지진 않았나요
더 안 먹게 됐어요(웃음). 레시피를 만들면서 매일 우유를 먹으니까 느끼해서 밤에 불닭 먹는 생활의 반복이었어요. 그때는 속이 엄청 느끼했거든요. 우유와는 이제 비즈니스 관계랄까?
우윳집 우유가 아니라면 어떤 우유를 추천하시나요
하나 고르자면 매일우유 아닐까요? 납품하던 정으로 뽑았습니다.
우유를 맛있게 먹는 비법도 있을 것만 같아요
소금빵이랑 먹는 게 궁합이 좋았어요. 아침에 프렌치 토스트랑 먹어도 좋아요. 가족 중에서 저 빼고는 다 우유를 좋아해요. 저희 집은 라면 끓일 때 물 대신 우유를 넣기도 하거든요. 특히 동생이 우유를 제일 좋아하는데, 심지어는 우유에 밥도 말아먹었어요. 저로서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데, 동생이 키가 엄청 큰 거 보면 역시 우유가 좋은 건가 싶기도 하고요.
우윳집 이야기도 한 번 들어보고 싶어요. 상호부터 재미있는데 소개 한 번 부탁드려요
처음 이름을 들었을 때 의문을 갖지 않아야 좋은 상호라고 생각해요. ‘왜 이렇게 지었지’라는 생각이 들면 안 돼요. 여기 우유 파는 집이구나라고 직관적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지었어요. 이웃집과 비슷한 어감도 좋았고요. 그렇게 우윳집으로 결정했는데 언니가 영어 이름도 지어줬어요. ‘Would you sip?’이라고 해서 ‘한 입 할래?’라는 뜻이에요. 왠지 잘 이어지는 느낌이잖아요. 실제로 많은 분들이 이름 잘 지었다고 해주셨어요.
매장 콘셉트는 우유와 과일이에요. 주변 과수원 과일을 포장/유통 과정 없이 바로 가져와서 청을 담거나 생과를 쓰는 식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어릴 적에는 과수원으로 둘러싸인 목장에 살았거든요. 주변에서 딸기나 포도, 복숭아 같은 과일을 많이 가져다주셔서 그런 과일만 먹고 자랐어요. 성인이 되어 자취를 하다 복숭아를 사 먹었던 적이 있는데 깜짝 놀랐어요. 그렇게 맛이 없을 수가 없었거든요. 보통 과일은 완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확을 한 후 후숙하여 유통을 해요. 나무에서 다 익은 것보다 맛이 없을 수밖에 없어요. 비슷한 맥락으로 시판 우유를 먹으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사람들은 이게 우유 맛이라고 생각하겠구나’ 싶은 거죠. 진짜 맛을 모른다는 게 안타까웠어요. 그런데 우유 하나만으로는 임팩트가 약할 거란 생각도 있었어요. 과일을 같이 곁들이게 된 계기입니다.
환경 문제에도 관심이 있어 빨대는 쌀로 만든 빨대를 사용한다던가, 제로 웨이스트 코너를 만들기도 했어요. 매출을 왕왕 늘리겠다는 목표는 당연히 아니에요. 도시는 제로 웨이스트 같은 문화가 발달했는데 여기는 시골이라 그런지 익숙지 않거든요. 사람들이 ‘실리콘으로 빨대도 만드네’ ‘삼베로 수세미도 만드네’ 같은 문화 자체를 접할 수 있는 기회 정도만이라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